아이파크몰 플로트

나는 반려동물 보리를 키우면서 두번 째 육아를 새로 시작하는 느낌을 받았다.

올해 7개월 된 사내자슥 보리...

뭐랄까......

에효~~~ 갑자기 글을 시작하려니 한숨부터 나온다. ㅠㅠ

 

결혼 전, 마당 있는 집에서 진돗개 두 마리를 쌍으로 키웠다.

마당에서 풀을 뜯건 말건, 응가를 하건 말건,

그냥 내질러 놓으면 알아서 잘 컸던 것 같다.

근데 작년부터 처음으로 아파트에서 댕댕이를 키우려니 이만저만 어려움이 많은 게 아니다.

신경 써야 할 것, 사줘야 할 것 엄청 많다.

특히 난 가족회의를 거쳐 댕댕이 중성화 수술을 거부했다.

사람 편하자고 생명의 이치를 거스르기 싫었기 때문이다.

알 사람은 다 알 것이다. 중성화 수술 않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

그러려니 받아들이면 그것마저도 사랑스럽다.

새가 지저귄다고 목을 따고, 벚꽃이 휘날린다고 나무를 싹둑 베어버릴텐가???

의사들 말, 병원 월세 내기 위한 마케팅 전략은 아닌지 한 번씩 심사숙고해 볼 일이다.

암튼,

쌍팔년도 생각하고 덜컥~댕댕이 입양해오면 않된다. 마음의 준비, 부모될 준비부터 단디 하시라.

 

지난 주 반려동물 용품 편집샵<플로트>에서 아래 광고 문구를 보는데 갑자기 눈물이 핑~

 

"나만 없어 플로트 후드 댕댕이들 다있고 나만 없어."

 

포스터를 보는 순간, 갑자기 내 아이가 한 겨울에 외투 한 벌 없이

덜덜덜 떨고 있는 이미지가 뇌리를 뽝~스치면서 마음이 뭉클해지는 것이었다.

 

'우리 댕댕이...그 흔한 옷 한 벌을 않 사줬었구나......!!!!!

보리만 없어 플로트 후드. 댕댕이들 다있고 내 새끼만 없단말여??? 어흑~~~ㅠㅠㅠㅠ

무심한 꼰대시키...개스키...니가 그러고도 에비냐????'

 

 

나의 섬세한 부성애가 마구 흔들리다가 충동구매로 이어졌다.

내 새끼 따숩게 해주고 싶다. 가즈아~~~~~~~~~~

 

 

 

 

 

 

 

<플로트> 편집샵은 서울 용산역 아이파크몰 6층에 있다.

대표 황인철씨가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다가 이곳에 문을 연 것은 6개월 전.

내가 워낙 '호기심 천국'형 인간이라

마침 매장에 나와 있는 대표 황인철씨에게 이것저것 불라불라 물었더니

친절하게 답해 주었다. 남자가 봐도 잘생겼다! ^^

 

 

원래 우리집 댕댕이 보리에게 옷을 않입히겠다는 원칙을 세웠웠다.

우리 동네 영국동물병원 원장님이 나름 소신있는 양반인데,

갈 때마다 육아초보인 나에게 댕댕이 관련된 강연회(?)를 길게 하신다.

 

원장님의 주옥같은 어록을 몇 개 소개하자면 이렇다.

"개는 개답게 키우세요!

너무 곱게 키우려고 하다가 귀찮아지는 나머지 바깥에 내다버리는 일이 생깁니다."

 

내가 개옷을 장만하겠다고 하자 죽비처럼 단칼에 내리치신 전문가 조언은 또 이렇다.

 

"겨울에 사람도 아무리 비싼 오리털 패딩 입어도 추워요. 개옷 입혀도 추워요.

그리고 개도 추워도 보고 감기도 걸려봐야 면역력 생겨서 건강해집니다.

털 난 동물한테 옷 사 입히면 피부병이나 생기지....강하게 키우세요!"

 

우쒸~~고맙긴 한데 내가 초딩인줄 아나?

그래서 댕댕이 옷 구매를 자제했었고, 마트에서 파는 댕댕이 옷들은 느므 촌스러워서

내가 다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바뜨 그러나......

여기 옷은 정말 눈뒤집어지게 예뻤다!!!

세련된 디자인과 색감, 무엇보다 댕댕이가 입었을 때 무척 편해보이는 모양새였다.

이것 저것 지르고 싶은 충동을 꾹꾹 참고 25,000원짜리 후두티 한 개만 질렀다.

시중에선 볼 수 없는 보라색을 골랐다.

밑에 강아지 봉제인형에게 입혀 놓은 후드티랑 동일한 디자인이다.

 

 

 

 

 

집에 와서 내 시키 보리에게 입혀 보았다.

아웅~~~~~~~~역시 내 시키 옷걸이도 좋네!!!! (흐뭇~흐뭇~~)

깨물어주고 싶다. 너무 귀여워서.  우훗!!!!! 쩔어~~~~^^

그런데 옷이 익숙하지 않아서 일까?

나는 좋은데 새옷을 입으신 우리 댕댕이는 옷이 무서워 벌벌벌 떨고 앉았다.

심지어 자기 집에 숨어 한동안 나오질 않았다.

 

헐~이건 무슨 시츄에이션???

 

그 후로도 보리에게 옷을 입혀 놓으면 혼자 놀다가 훌러덩 벗어 버린다.

이 시키가...댕댕이들 다 있고 저만 없을까봐 장만했더니....콱!

 

댕댕이 육아 선배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옷을 입힌 후 바로 칭찬 간식을 주란다.

배변훈련할 때 간식을 줘서 좋은 배변습관을 들이는 것처럼

옷을 입힐 때도 그렇게 하라는 말씀.

요즘처럼 쌀쌀한 날씨에 숲이나 공원 산책할 때만 잠깐씩 꺼내 입히기 좋다.

세탁을 감안하면 댕댕이옷도 두 벌은 있어야 이것저것 갈아입히기 좋을 듯 하다.

에고......저.....저....ㅆ.ㅆ.....사랑스런 등골브레이커!

 

보리야~우리는 평등한 지구생명체! 건강하게 오래오래 더불어 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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