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호크니 전시 서울시립미술관

데이비드 호크니

 

 

생존작가 가운데 그림 값이 가장 비싼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

지난 1967년에 완성한 그의 대표작 <더 큰 첨벙 (A bigger splash)>은

1천 억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돼 화제가 됐다.

전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탄 그림 값 때문에 그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됐다.

그리고 깊이를 모를 정도로 첨벙 빠져들었다.

 

 

지난 3월 부터 시작된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회는 오는 8월 4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작년부터 전시회 소식을 접하고 가슴이 몹시 두근거렸다.

어떤 작품이 오려나......

혹시 호크니도 오려나......

 

부푼 가슴을 안고 전시회장을 찾은 날, 하늘은 무척 파랬고 봄꽃은 화들짝 피어있었다.

지하철 2호선 시청역 10번 출구로 나가 서울시립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서둘렀다.

 

 

 

 

 

 

 

뭐지? 이 떨림은? ^^

 

2층과 3층에 그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고,

3층에선 다큐멘터리 영화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아쉽게도

전시실 내부와 작품을 카메라로 찍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호크니 화집 두 권을 갖고 있는데

평소 그의 화집을 보며 호크니의 작품세계를 만나는 것도 좋았지만,

더 큰 첨벙을 비롯해 그가 젊은 시절에 만든 에칭판화, 석판화 및 유화작품을 직접 보니

입이 다물어지질 않았다.

그의 인기가 거품이 아니구나.

호크니는 서양미술사에 한 획을 긋는 작가로 오래오래 기억되겠구나.....싶을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1층 한켠에는 아트상품점이 마련되어 있다.

우리 가족은 더 큰 첨벙 포스터와 냉장고 자석, 에코백 등을 샀다.

화집을 펼치지 않아도 매일 더 큰 첨벙의 시원한 수영장 물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행복했다.

나는 이상하게도 이 작품이 좋다.

누군가가 수영장 속으로 입수한 뒤에 튀어 오르는 물방울 표현이 참 재밌게 느껴진다.

 

이번 전시회에서 재밌는 사실을 한 가지 알았다.

호크니는 수영장 그림 시리즈로 전세계에 이름을 알린 작가다.

평소 그의 수영장 그림을 볼 때,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호크니는 정말 부자인가 보다. 집에 저렇게 큰 수영장이 다 있고...'

 

영국 요크셔 출신인 호크니는

첫 개인전 그림을 다 팔고 그 돈을 들고 미국 여행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다.

그리고 캘리포니아에 거처를 마련, 본격적인 작품활동에 들어갔다.

 

운명일까? 

캘리포니아에 있는 대부분의 집에는 수영장이 있다고 한다.

날씨가 후덥지근 하기 때문에 수영장은 대저택에만 있는게 아니고 거의 필수란다.

만일 그 때 호크니 그림이 잘 않 팔렸다면?

그래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살지 않았다면?

그럼, 수영장 그림이 탄생할 수 없었겠지......

 

 

 

 

 

아시아 최초로 기획된 호크니 전시회에서

화집에선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드로잉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아름다웠다!

동성애자로서의 그의 고민과 정체성이 담긴 판화작품들도 독특해서 눈여겨 봤더랬다.

 

무엇보다 전시회를 통해 새로 발견한 것은 데이비드 호크니 자체가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것.

그림을 향한 열정......

82세 노장의 가슴에는 아직도 활화산 같은 열정이 머물고 있었다.

인생의 아름다운 시기가 꼭 청춘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오늘도 호크니는 요크셔 들판에서 붓을 들고 증명해보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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