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표적치료제 GV1001 리아백스

앞전 췌장암 관련 내용에 이어 오늘은 췌장암 관련 바이오기업을 소개할까 한다.

 

젬백스앤카엘이라는 회사이다.

젬백스앤카엘 (이하 젬백스)이 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시기는 아마도 2013년6월이 아닌가 싶다.

젬백스는 노르웨이 바이오기업으로, 2008년 김상재 대표가 인수한 회사인데 이 기업은 췌장암 백신 "GV1001"의 3상을 진행하고 있었다. GV1001은 영국 리버플 암센터의 지원으로 무려 1,000명이 넘는 취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2007년 부터 3상을 진행하고 있었고 그 결과가 2013년 6월 미국 임상종양확회 (ASCO)에서 발표 된것이다.

 

 

발표 결과는, GV1001 췌장암 백신을 맞은 환자와 일반 항암제 치료를 받은 환자와 비교했을때, 생존율에서 통계적으로 차이점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말인즉 "실패" 라는 얘기이다.

 

발표전, 성공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기사들이 많이 나왔고,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 인터뷰 등도 방송을 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암 관련 신약이 나온다는 기대에 관심도가 상당했던 걸로 기억한다. 젬백스는 상장된 회사이기 때문에 주가는 말할 것도 없이 최고가를 기록중에 있었으니, 차이점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임상발표는 곧 "실패"다 라는 시장반응으로 이어져 주가는 수직 하강을 하게 되었다.

 

여기서 모든게 끝났다라고 생각하고 있을때.

ASCO발표 내용 중에, 항암제와 백신을 동시에 투여한 군에서 면역반응과 염증을 예방하는 항염 반응효과가 있고 생존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바이오 마커(인자)를 발견했다는 결과를 몇일 후 확인하게 되었다.

 

죽었던 불씨가 다시금 살아나게 된 것이다.

 

이 두 가지 바이오 마커인 CRP(C 반응성 단백 시험)와 Eotaxin에서 특정 경향성을 보인 환자의 서브그룹이 그렇지 않은 서브그룹보다 생존율 중앙값이 현저히 향상 되었음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이 결과는, 전체 임상군에서 일반 항암제만 투여 받은 환자에 비해 전체 생존율이 통계학적으로 유의하진 않았지만 특정군에서의 생존율은 향상되었다는 얘기이다.

 

이후 젬백스는 NDA(품목허가신청) 신청을 하여 2015년 "GV1001"을 "리아백스주"로 명명하여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암 면역학적 치료에 대한 국내 특허등록을 완료하였다.

 

 

특허의 주된 내용은 영국에서 진행된 췌장암 임상 3상 결과에서 Eotaxin(이오탁신)의 혈청 레벨이 암 또는 염증을 면역학적으로 치료에 중요한 바이로마커임을 밝혀 낸것에 기초하고 있다.

 

본 특허를 토대로 이오탁신 수치가 높은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췌장암 환자들에게 처방 되도록 식약처로 부터 품목허가를 득하였는데, 2016년 올해 국내 21번째 신약으로 조건부 임상신약 응급승인으로 젬백스 계열사인 삼성제약에서 시판을 개시하게 되었다. 응급승인이란 환자가 말기암 등으로 생명이 위급하고 마땅한 치료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의사의 마지막 선택 중 하나로 임상시험 중인 의약품을 사용하게끔 하는 제도이다.

다행히 응급임상을 실시한 말기 췌장암 환자에서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발표도 나오고 있어 췌장암 환자에 있어 희소식이 아닐수 없다.

 

이와같이 실패속에서 성공을 거둔 케이스를 다른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그중 허셉틴이라는 아주 유명한 유방암 체료제인 경우도 처음 임상에는 실패 했지만 나중에 특정군의 환자만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추가 임상에서는 효과가 인정되어 시판되어 성공한 사례도 있다. 

더욱 유명한 것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비아그라인데, 이 약은 원래 제약사 화이자가 심장질환의 일종인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 중이었던 약이었다.  협심증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는 좋지 않았는데, 임상 진행 중 엉뚱한 부작용이 일어 난것이다. 임상에 참여한 남성들이 성기가 발기되는 부작용?을 호소했다는 것이다. 심장에 혈류를 보내야 하는데 저쪽에 혈류를 보낸 것이다. 아무튼 1988년 승인을 받아 지금도 사랑을 받고 있으니 완전한 실패나 죽으란 법은 없는 것 같다.

 

리아백스(GV1001)는 현재 췌장암 이외에 C형 간염 바이러스, 전립선암, 전립선비대증, 폐암, HIV-1바이러스, 알츠하이머, 난치성 안구질환, 신수지상세포 항암치료 등으로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젬백스앤카엘의 김상재 대표는, 한양대 의대를 나와 다시 미국에서 척추신경의학을 공부하여 강남에 병원을 개업한 이력이 있다. 이후 바이오 벤쳐기업가로 줄기세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사업가 기질도 있어서 2008년 반도체 공정 화학용 필터를 생산하는 상장기업인 카엘을 인수하고 그해 항암백신을 연구하는 노르웨이 기업 젬백스를 인수하여 카엘젬백스라는 (지금은 젬백스앤카엘로 사명 변경) 회사를 만들게 된 것이다. 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어머니와 관련된 사연도 알려지게 됐는데, 어머니는 2003년 간암 4기 판정을 받아 오랜 투병 생활 끝에 돌아가셨는데 아들이 의사로서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백방을 뛰어다녔다고 한다. 각국을 뒤지면서 면역세포 치료제를 찾으러 다녔고 그런 와중에 젬백스사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시판중인 리아백스는 모든 췌장암 환자에게 유효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특정 바이어마커에 경향을 보이는 환자군에게 생존율 값이 통계치보다 높다는 것이지, 모든 군들의 환자들이 특혜를 받는 항암제는 아닌 것이다. 

다만 이 표적치료제는 기존 화학 항암 치료제로 인한 부작용(정상세포파괴, 머리빠짐, 고통) 등이 수반되지 않아, 암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을 주는 약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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