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리단길 맛집 팔레트커리

송리단길 맛집 팔레트커리

 

 

인도영화 '당갈'을 두 번 연속 감명 깊게 본 후

인도음식이 훅 땡겼다. 휘리릭~~~ 송리단길 맛집을 검색해본 결과 눈에 확 띄는 그 이름.

팔레트 커리.

음식점 이름부터 예쁘고 귀여운 느낌을 준다.

팔레트는 수채화나 유화를 그릴 때, 그림물감을 짜내어 섞기 위한 판을 말하는데

프랑스어다.

 

식당의 하얀 색 외관이 얼마 전 다녀온 스페인 남부 도시를

떠올리게 한다.

이 집은 유럽풍 인도 커리를 표방한 것일까?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뭔가 정감이 흐르면서도

깔끔해보이는 내부가 안정감을 준다.

테이블은 몇 개 되지 않지만

좁은 공간과 벽 사이사이에 주인장의 안목이 돋보이는

드라이 플라워가 눈에 띈다.

주인장이 식물을 사랑하는가 보다.

유칼립투스 잎을 말려 거꾸로 매달아 놓은 꽃다발,

목화솜을 잘 말려 헝겊 리본으로 멋을 낸 걸개 등을 자꾸만 쳐다보게 된다.

누군가의 섬세한 감각을 지켜보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우선 어린 딸을 위해 망고라씨 한 잔과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인 팔레트 커리를 시켰다.

그런 다음 주인장을 불렀다.

 

"탄두리 치킨은 정말 화덕에서 구워 나오나요?"

 

"네, 미리 요리해서 데워주는게 아니고 주문 받은 즉시 화덕에서 구워 드립니다."

 

그렇다면야 망설일 이유가 없지.

바로 탄두리 치킨을 주문하고 플레인 난, 허니 난을 추가했다.

 

 

 

 

테이블 위에 음식이 차려지자 속에서부터 환호성이 올라온다.

'야호!'

 

음식 서빙하시는 분이 망고라씨는 저어서 마시고

팔레트 커리는 커리와 밥을 다 비비지 말고 따로 떠 먹어야 맛있다는

친절한 설명을 전해준다.

 

맛보다 먼저 색에 놀랐다.

차려진 음식의 색감을 보니 팔레트가 따로 없다.

알록달록한 토핑 세 가지가 아이스크림처럼 동글동글 얹어져 있는데

마살라 감자, 리코타 치즈, 아보카토가 주재료다. 옆에 오통통한 새우도 누워 있다.

파스텔톤 색감이 주는 감동을 맛이 배신하지 않는다.

"와~~~맛있다!"

 

무엇보다 짜지 않아서 좋다.

담백하고 따뜻한 색감이 정말 마음에 든다.

정통인도요리의 느끼함이 빠지니 코나 위장에 전해지는 부담도 전혀 없다. 훨씬 진화된 느낌?!!

난도 딱 먹기 좋은 크기에

부드러운 식감, 그러면서 크래커처럼 바삭한 고소함이 입안을 즐겁게 한다.

 

 

 

 

 

 

 

 

 

 

 

 

저 정열적인 탄두리 치킨 색깔을 보라!

혀끝에 감기는 부드러운 불맛까지!

아 쫄깃한 이 맛.....

좀 더 먹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컸지만 추가 주문을 참아봤다.

처음 느꼈던 맛의 감동을 오래 기억하기 위한 욕구지연이라고나 할까~^^

 

 

 

다음에 오면 맥주랑 먹어줄테다. 기다려라 탄두리 치킨!

20~30대로 보이는 젊은 요리사의 감각적인 요리 덕분에 기분이 마냥 좋아졌다. ^_________^

 

 

정통인도요리식당은 값이 비싸서 쉽게 넘어다닐 수 있는 문턱은 아니다.

그런데 팔레트 커리는 젊은이들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서 인지

가격이 저렴해서 놀랐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맛까지 저렴한 것은 아니다.

요리의 맛과 색, 물 잔, 거울, 인테리어 하나하나에서

주인장의 정성과 섬세함이 느껴지는 따뜻한 공간이다.

 

부디 건물주가 임대료 팍팍 올려서

홍대거리나 인사동거리처럼 망해가는 동네가 되지 말고

서로 윈윈하는 송리단 길이 되길 마음속으로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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